[보도자료] 지역주민들, 삼척화력의 회사채 발행에 가처분신청 제기

  • DATE : 2021.06.2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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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주민들, NH투자증권 상대로 회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나서

NH투자증권, 회사채수요 0’에도 석탄발전소 자금 조달 계획 고수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오는 25일로 예정된 가운데, 해당 발전소 지역 주민들이 22일 법원에 회사채 모집 및 인수 절차의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다. 지역 주민들이 환경권을 근거로 이 같은 법적 절차를 진행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강원도 삼척에 2100MW 규모로 (주)삼척블루파워가 추진 중인 민자 석탄발전사업이다. 당초 해당 사업의 공사 자금 중 1조원은 회사채로 조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8000억원의 회사채가 미발행 상태로 남아 있다. 이 중 1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모집 및 인수 절차가 NH투자증권 주관 하에 오는 6월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원고인단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초래할 환경 및 건강 피해를 근거로 NH투자증권의 회사채 모집 및 인수 등 발행절차의 중지를 구하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법률 대리인(법무법인 태림)을 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2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고 측은 석탄발전소 건설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건강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에 소송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삼척 석탄발전소가 이대로 완공되면 30년 동안 3억 9000만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예정이다. 이는 영국의 1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은 규모다.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로 30년간 최대 1081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계획대로 자금조달이 이루어져 2024년 석탄발전소 가동이 시작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 될 예정이다.

현재 삼척은 석탄발전소 항만 공사가 시작된 후 가속화된 맹방해변의 해안 침식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시 약속했던 협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서 작년 10월 해상공사가 중단된 후, 반년이 넘게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원주지방환경청 주관으로 침식저감시설 공사 검증위원회가 꾸려졌으나, 당초 약속과 달리 지역주민을 배제한 채 깜깜이 검증절차를 진행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우려가 깊어진 상황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난 3월 진행된 여론 조사에서 삼척시민 69.7%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자연환경과 시민 건강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60.0%는 발전소 건설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지난 3월 25일 ‘석탄을 넘어서’가 개최한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 건설과 금융투자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선언대회’에는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45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은 불과 4개월 전 ‘탈석탄 선언’을 했음에도,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를 단독으로 주관하여 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예상 수요는 ‘0’ (전량 미매각) 사태가 났다. 또 투자자들 사이에서 ‘ESG’ 및 ‘탈석탄’ 투자 흐름이 거세졌고,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3사가 모두 삼척블루파워의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회사채를 인수할 곳이 나타나지 않으면, NH투자증권을 비롯한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6개 증권사가 회사채 전량을 떠안게 된다. 

원고 측은 NH투자증권이 해당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증권신고서에 여러 가지 정보들을 누락함으로써 삼척 석탄발전 투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를테면, 가장 최신 정부 계획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이 아닌 8차 전기본의 수치를 인용함으로써 향후 석탄발전량 전망치가 현재 계획보다 더 낮게 평가되었고, 9차 전기본에 반영된 주요 석탄 발전 관련 제도 개선 계획이 누락되어 실제로는 석탄 비중이 더욱 축소될 계획임에도, 앞으로 석탄 발전 비중을 더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것이다. 

삼척블루파워의 가동 연한 및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핵심 정책 목표인 ‘2050 탄소중립’ 발표 내용도 누락했다. 정부가 작년 10월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실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삼척석탄화력발전의 건설 중단 또는 조기폐쇄가 필수적이다. 최근 카이스트 엄지용 교수 연구팀이 기후솔루션과 함께 내놓은 연구 결과에서도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늦어도 2030년대 초반 탈석탄이 필요하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탄소중립 이행 계획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 참여한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하태성 위원장은 “지역 주민들은 생계도 미룬 채 삼척 우체국 앞에서 238일, 맹방해변에서 264일째 삼척 석탄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며, “주민들 삶의 터전이자 삼척의 주요 관광지 중 한 곳이었던 맹방해변은 지금 해안 침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농민을 대표하는 금융권이라고 할 수 있는 농협, 즉 NH투자증권이 석탄발전소 회사채 발행을 강행한다면 기후위기 공범이 된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