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함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요구한다
정부가 수립 중인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2050년에도 산업혁명기 유물인 ‘석탄 발전’에 여전히 기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마치 2050년에도 ‘2G폰’을 여전히 사용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석탄을 넘어서’는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2050 탄소중립의 필수 과제인 ‘2030 탈석탄 계획’을 시나리오에 반드시 포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세계일보는 24일 정부가 수립 중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정부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2가지 안으로 작성 중이다. 공개된 시나리오 안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제대로 된 탈석탄 계획이 없다. 1안은 2050년에 가서야 석탄발전을 전부 폐지하는 안이고, 2안은 심지어 2050년 이후에도 석탄발전소 7기가 그대로 존치한다. 정부의 시나리오 안은 학계의 잇따른 권고와 세계적 흐름을 완전히 무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권위 높은 연구기관은 OECD 회원국 등 선진국들이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전부 폐쇄해야만 인류가 기후위기 위협으로부터 ‘안전선’ 안에 머무를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 왔다.
둘째,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탄소중립’ 계획이 없다. 두 가지 안 모두에서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탄소배출량이 적은 1안에서조차 2050년 총 탄소 배출량 1억 2710만톤, 순배출량 1800만톤을 전망하고 있다. 2050년에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탄소중립’ 약속이 무색하다. 2030년 이후에도 여전히 석탄발전소를 가동해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나서 CCUS와 같이 지금으로선 불완전하고 불확실한 기술을 동원해 온실가스를 ‘흡수’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한다. 이는 마치 지금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국민들을 구명보트를 동원해 구할 생각은 않고, “인공지능 구조 로봇을 개발해 구해내겠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불확실한 미래 기술의 구원 약속이 아닌 인류의 구명보트다. 그 구명보트는 바로 2030년 이전 탈석탄 계획이다.
한국과 같은 선진국이 2030년까지 탈석탄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기로 유명했던 국제에너지기구조차도 얼마 전 발표한 ‘2050 넷제로, 전 세계 에너지 부문 로드맵(Net Zero by 2050, A Roadmap for the Global Energy Sector)’ 보고서에서 이처럼 밝혔다. 이는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폐쇄하지 않으면 절체절명의 위기가 올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더욱 자명하게 보여준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온 인류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5년까지 한국과 같은 선진국이 먼저 전력 부문의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하며, 전 세계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약 9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미 많은 선진국이 이와 같은 과학계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유럽 19개 국가가 2030년 이전 탈석탄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미국 역시 2035년까지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면 정부 시나리오는 2050년까지도 석탄발전을 고수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재생에너지 비중 역시 61.9%를 제안하고 있다.
‘석탄을 넘어서’는 이번에 공개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이러한 시나리오안을 바탕으로 산업계, 시민단체, 국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탄소중립 이행계획을 확정하겠다는 탄소중립위원회의 계획에도 반대한다. 또한 이번과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탄소중립위원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가 기후위기와 한국의 대응 수준에 대한 제대로 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2030 탈석탄 계획을 포함한 탄소중립 이행계획을 내놓을 때까지 ‘석탄을 넘어서’는 계속해서 캠페인을 이행해 나갈 것이다.
2021년 6월 24일
석탄을 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