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노후 석탄발전 조기폐쇄와 정의로운 전환 바람타고 보령에 자전거 달리다

  • DATE : 2023.07.06 00:00
  • HIT : 662

보령 5,6호기 1년 가동 연장에 보령화력 조기 폐쇄와 정의로운 전환 나서야

가동 연장은 탈석탄 위한 다양한 지역사회 노력 한 번에 뒤집는 결정


576b38a0c3a2be7dbe5441712fe21c50_1688644590_8705.JPG



2020년 정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에서 설계수명 30년을 넘은 보령화력 5, 6호기를 2025년에 폐쇄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초 제10차 전기본에서 정부는 보령화력 5,6호기 운영을 되레 1년 더 연장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 세계 주요 국가가 발 빠르게 먼저 석탄화력발전의 불을 끄려는 경향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가적 노력에도 반대로 된 행보다.

 

기후위기에너지전환보령행동, 기후위기충남행동, 석탄을 넘어서는 6일 보령화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보령화력 5,6호기의 조기 폐쇄를 요구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로드맵 마련을 충청남도, 보령시, 산업통상자원부에 요구했다.

 

기자회견문에서 세 단체는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단체들은 보령화력 5호기는 지금 당장 폐쇄하고, 6호기는 조기 폐쇄하고, “다른 노후 석탄화력발전기를 폐쇄할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주민, 노동자, 시민사회, 농민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 로드맵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경남환경운동연합 정진영 사무국장은 폐쇄 예정이었다가 연장 가동이 전망되는 경남 삼천포 3,4호기 사례를 소개하며 탈석탄과 정의로운 전환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정 사무국장은 석탄화력발전소 인근 지역의 사람들은 1급 발암물질 나프탈렌 대사물질 농도가 타지역에 비해 높게 나오는 등 건강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들도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데 국가는 이를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한시라도 탈석탄을 서두르고 이에 대한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이충현 팀장은 인천과 충남의 공통점을 들며 지역의 탄소중립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팀장은 인천과 충남은 모두 전기를 자체 필요량보다 2배 이상씩 생산하며 전력자급률 1,2위를 다투는 지역이라며 수도권으로 보내지기 위해 석탄을 태우며 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1년의 연장이 10년의 연장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기를 바란다라며 빠른 조기폐쇄로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기후위기에너지전환보령행동 이선숙 공동대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보령화력 1,2호기 조기 폐쇄 논의에 보령시민이 모두 함께 했다. 보령시민의 건강을 위해 노후 보령화력 당장 폐쇄해야 하며 보령시는 보령시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지난해 조례로 제정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위원회 설치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보령에는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보령화력 6, 신보령화력 2, 8기다. 보령화력 1호기가 처음 가동된 1983년부터 지금까지 보령은 석탄분진과 석탄재, 대기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주민 건강 피해와 사회·경제적 손해를 입어왔다.

 

지난해 충남환경운동연합이 진행한 자료 분석에 따르면, 보령화력 5, 6호기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평균 대비 약 1.5배 이상 높다. 같은 시기 발표된 충남연구원의 건강영향조사는 보령화력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로 보령 내 암 발병률이 충남 지역 평균보다 높게 측정되기도 했다.

 

충청남도에는 보령을 포함해 당진, 태안, 서천에서 석탄화력발전기 총 29기가 가동되고 있다. 충청남도와 각 지자체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량을 낮춰 지역 사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탈석탄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오랜 기간 석탄발전 수명 연장 반대와 설계수명 단축을 요구했으며 국내 탈석탄을 주제로 시도청과 지역 주민, 환경단체가 오랜 기간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충남은 아시아 지자체 중 처음으로 탈석탄 동맹(PPCA)에 가입했으며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구 온도 2℃ 상승을 막기 위한 세계 도시 연맹(Under 2 Coalition·언더투 연합)'에도 가입했다.

 

탈석탄을 중심으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10차 전기본으로 보령화력 5, 6호기의 수명을 일방적으로 연장하는 것은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바람을 한 번에 뒤엎는 결정이라며 비판받고 있다. 이는 지역 사회와 발전사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며, 더 나아가 계속되는 지역 주민의 피해를 방관한다는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세 단체는 보령화력에서 보령 시내까지 탈석탄 문구를 단 자전거를 타고 행진했다. 보령 시내 일대에서도 도보 행진을 하며 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선 5일 충남의 탈석탄을 주제로 보령시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하는 온라인 세미나가 개최됐다. 세미나에서는 보령화력 5, 6호기 폐쇄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 내용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가 중요하다는 점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