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넘어서·당진환경운동연합·기후위기충남행동, 당진서 탈석탄 캠페인 열어
“2030년 탈석탄과 암모니아 혼소 계획 취소…정의로운 전환 로드맵 수립해야”
13일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 당진환경운동연합, 기후위기충남행동은 충청남도 당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많은 석탄발전소가 자리한 충남이 혼소 전환을 취소하고 조기 탈석탄을 달성할 것을 요구했다. 오전 11시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동시에 당진화력본부 앞에서는 기자회견과 함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오후 1시부터 당진 시내 일대에서 거리 행진과 피케팅을 진행한 뒤 충남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오픈 세미나를 열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세 단체는 산업자원통상부, 충남도청, 석탄발전 사업을 하는 발전자회사 3곳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산업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충남 석탄발전의 2030년 조기폐쇄 계획을 수립하고, 석탄발전의 수명연장 수단인 암모니아 혼소 계획을 취소하고 △충청남도는 석탄발전의 조기폐쇄와 재생에너지로의 정의로운 전환 로드맵을 수립하고 △서부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은 충남 석탄발전소의 조기폐쇄와 재생에너지 확대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당진환경운동연합 김정진 사무국장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최대 단일 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고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하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이충현 활동가는 “인천과 충남은 모두 석탄발전소 소재지역”이라며 “지역에 필요한 전력을 필요량 이상으로 생산하며 수도권에 전기를 보내고 있고, 누군가는 전기가 가장 깨끗한 에너지라고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온실가스 미세먼지 오염물질 등을 감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후위기에너지전환보령행동 이선숙 대표는 보령에서도 석탄발전소가 가스발전으로 전환해 가스와 블루수소를 혼소하겠다는 계획을 지적하며 “기후위기 대응이나 에너지 전환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암모니아가 발전소 노동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우리 보령의 대기환경에도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솔루션 정석환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석탄 발전을 종료해야만 탄소중립이 가능하며, 따라서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수반하는 암모니아 혼소계획은 기후위기 대응 솔루션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당진화력 정문 앞에서 진행된 퍼포먼스에서는 단체 참가자들이 석탄발전과 암모니아 혼소를 의미하는 현수막을 찢고 나면, 태양광과 풍력을 상징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모습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형상화했다.
또한 이들은 충남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석탄발전과 암모니아 혼소 문제를 알리기 위해 거리 피케팅 행진을 진행했다.
이어진 오픈 세미나에서는 ‘충남 지역 탈석탄 운동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충남환경운동연합 조순형 탈석탄팀장이 발제했으며, 기후솔루션 정석환 연구원이 ‘충남 암모니아 혼소 계획 전망과 쟁점 확인’을 주제로 시민들에게 암모니아 문제를 환기했다.
여러 단체들이 충남에 모인 이유는 정부가 충남에 석탄화력발전소가 편중되며 발생하는 에너지 정의나 기후위기 악화 문제에 그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국내 전체 석탄발전소 59기 중 절반 가까운 29기는 충남에 있다. 2023년 기준, 충남의 석탄 발전소는 총 7167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는 민자 석탄발전을 제외하면 국내 석탄 발전에서 나오는 전체 배출량의 57.21%에 해당한다. 석탄발전을 종료할 계획을 마련해야 할 정부는 석탄발전 조기 폐쇄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작년 정부가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는 노후 석탄발전의 암모니아 혼소 계획이 포함됐다. 그중 충남의 경우 태안화력 9, 10호기, 당진 9, 10호기, 보령 7호기, 신보령 1, 2호기가 석탄을 주연료로 활용하는 암모니아 혼소가 추진되고 있다고 전망된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제11차 전기본 실무안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여전히 2030년 이후에도 석탄발전을 가동하고, 향후 석탄발전의 암모니아 혼소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제11차 전기본은 2037년 가동 30년이 도래하는 당진화력 7, 8호기의 전환 계획과 2040년 이후까지 가동하려고 계획 중인 당진화력 9, 10호기의 암모니아 혼소 계획도 담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10차 전기본에서 정해졌던 석탄발전의 폐쇄 시점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충남의 석탄발전소는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이다. 2023년 충남 석탄 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1만 6780톤으로 전 석탄발전소 배출량 중 52.53%를 차지한다. 이런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는 충남도민에 직접적인 건강 영향을 초래한다. 정부가 내놓은 석탄과 암모니아를 8대2 비율로 혼소하는 계획은 오히려 더 많은 질소산화물을 내뿜는 것으로 알려졌고, 미세먼지도 최대 85%까지 증가한다.
단체들은 “충남의 석탄발전은 국내 전체 발전량의 18%에 해당하는 전력 107.8TWh를 생산하고 있다. 충남은 현 상황을 고려하여, 석탄발전 종료 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의로운 전환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라며 “로드맵에는 재생에너지를 위한 투자 확대와, 지역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포함한 정의로운 전환 방안을 위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석탄 발전을 빠르게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확대한다면, 기후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가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별첨) 암모니아 혼소 발전에 관한 정보
1. 암모니아 혼소란?
- 기존 석탄화력발전에 석탄과 함께 암모니아를 연료로 섞어 사용하는 방식으로 암모니아가 연소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무탄소 발전”으로 지칭되어 왔다.
- 하지만, 정부 계획대로 2030년에 20% 혼소(기존 발열량의 20%를 암모니아로 대체)를 적용하더라도 나머지 80%는 석탄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무탄소 발전”이라는 구호와는 달리 실질적인 감축 효과는 미미하다.
2. 암모니아 혼소의 문제점
1) 석탄화력발전 유지를 위한 명분에 불과
-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2050년까지 석탄연료와 암모니아를 섞어 쓰는 혼소방식을 지속할 예정이다.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 메릴랜드 대학교 글로벌 지속가능성 센터(UMD-CGS) 등의 전문연구기관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적어도 2035년까지는 석탄발전을 완전히 종료해야만 탄소중립이 가능하다.
2) 온실가스 감축 효과 미미
- 석탄발전에 암모니아를 20% 혼소할 경우 불과 20%의 감축 효과에 그치며, 암모니아의 조달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감축 효과는 미미하다. 또한 화석연료 기반의 블루암모니아, 그레이암모니아를 사용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배출량이 증가할 수도 있다.
3) 초미세먼지(PM2.5) 발생 증가
- 암모니아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과 함께 초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이다. 기후솔루션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암모니아가 완전히 연소되지 않고 불과 0.1%만 굴뚝 밖으로 배출되더라도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들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평균 1.5배 수준으로 증가한다. 초미세먼지가 증가하면 폐암, 뇌졸중, 당뇨병 등 지역에 치명적인 건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림1. 광역 지자체별 암모니아 혼소에 의한 미세먼지 배출량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