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넘어서 등 5개 단체, 삼척블루파워 및 회사채
주관 증권사 규탄 나서
“기후위험 폭탄 돌리기를 멈추고, 진정한 탈석탄 금융의 시대로 나아가야”
12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앞에서 국내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동해삼척기후위기비상행동, 강릉시민행동, 기후환경연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 시대 석탄발전 회사채를 발행하는 삼척블루파워와 발행 주관사인 6개 증권사의 인수 및 증권사들의 미매각 채권 개인 재판매 행위를 규탄했다.
단체들은 준공된 이후에도 가동되지 않고 있으면서도 채무를 상환하려고 고금리 회사채를 발행하는 삼척블루파워와 문제 있는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고 있는 6개 증권사 그리고 개인 투자자에게 재판매 중인 중소 증권사까지도 비판 대상이다. 특히 키움증권은 탈석탄 금융이 자리 잡은 지금까지도 석탄투자 중단에 대한 입장조차 표명하지 않고 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4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금융감독원이 기후위기의 석탄채권을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증권사를 철저히 감사할 것 △포스코그룹과 산업은행을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 그리고 정부와 국회가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가 지역사회 및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과 재무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 운영중단 방안을 마련할 것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6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중단하고, 삼척블루파워와 총액인수확약 계약 연장 및 신규계약 논의를 중단할 것 △6개 증권사와 모든 증권사들은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행위 및 이를 지원하기 위한 투자자 모집 등의 일체 행위를 중단할 것이다.
기후솔루션 고동현 기후금융팀장은 “올해로 그간 증권사들이 석탄 채권 인수와 판매의 핑계로 내세웠던 총액인수확약도 끝이 나는데 여전히 발전소는 수익은커녕 가동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6개 증권사를 비롯한 모든 증권사들이 삼척블루파워를 비롯한 석탄 채권에 대한 추가 인수와 판매를 행위와 계획을 중단해 기후위험 폭탄 돌리기를 멈추고, 진정한 탈석탄 금융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척반투위 공동대표 성원기 교수는 “삼척블루파워는 하루에 유연탄 17,000톤 25톤 트럭으로 680대분을 태우는 감당 못할 무서운 시설”이며 “항만공사로 명사십리 국보급 맹방해변이 초토화”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금융권에서 회사채를 사주지 않으면 된다. 6개 증권사가 회사채 발행에서 손을 떼면 된다. 폭염으로 기후위기의 공포를 체감하며 대책을 목말라하는 국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배슬기 활동가는 “석탄발전은 이미 수익성을 잃은 사업이다. 이미 동해안 전력망 계통 우선순위에서 밀린 석탄발전소는 신규 운전을 앞둔 핵발전소로 인해 가동률은 계속 바닥을 유지할 것이며, 최근 판결 난 기후헌법소원 불합치와 글로벌 탈석탄 흐름만 봐도 석탄발전 사업의 수익성 리스크는 뻔하다”라고 말했다.
삼척블루파워는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로 2018 년 착공을 시작해 당초 예정보다 수개월 지연된 지난 5월 1호기의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2호기 역시 12월 준공돼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 지연과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증설 불허로 실제 전력 생산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전력 생산 차질은 장기화될 예정이다. 최근 관련 기관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송전망 시뮬레이션 결과 발전소 완공 시에도 가동률은 0%에 그쳐 막대한 손실은 불가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삼척블루파워 사업의 경제성을 떨어뜨리고,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척블루파워는 기후위기 시대에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발전원으로 전락하며 ESG가 우선되는 경영과 투자 환경에서 기피되는 투자처로 전락했다. 2021년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강등됐다. 석탄발전의 오명이 깊어지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을 우려에 6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를 고금리로 포장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팔아치우는 전략으로 기후위기를 악화하는 책임을 개인에 돌리며 비판받았다.
삼척블루파워는 2021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총 1조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번 발행은 올해 두 번째로, 올해 6월에도 1500억 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6개 증권사는 삼척블루파워와 5년간 1조 원 규모의 총액인수확약(LOC)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발행된 회사채가 미매각될 경우 해당 증권사들이 책임을 지고 남은 물량을 인수하는 구조로, 삼척블루파워의 자금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해왔다.
총액인수확약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종료되면서 향후 삼척블루파워의 현금 조달에 빨간불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신규발행사가 없다면, 이미 체결된 산업은행 등의 제1금융권에서 3600억원의 회사채 한도 대출 약정에 따라 유동성이 조달될 예정이다.
최근 기후위기 헌법소원의 일부 승소 판결은 기후위기 대응이 공허한 외침이 아닌 우리 사회의 시대적 합의 사항임을 인정했다. 앞으로 강화될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석탄발전소는 조속히 중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