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탈화석연료 네트워크 KBF(화석연료를 넘어서)는 국민이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는 국민성장펀드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LNG 발전소에 투자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펀드’라는 취지와 배척된다며, 신규 LNG 발전소 투자 배제와 ESG 책임투자원칙 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한에는 KBF가 지난 9월부터 한 달여간 진행한 시민 참여 캠페인을 통해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가 함께 담겼다.
국민성장펀드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가 핵심 정책금융으로,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 원에 국민과 민간 금융권 자금을 결합해 올해 7월 총 200조 원 규모로 편성됐다. 일반 국민이 직접 투자하는 ‘국민참여성장펀드’도 순차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펀드 출범과 함께 발표된 제1차 메가프로젝트 7건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내 전력 및 열 공급을 명목으로 한 신규 LNG 발전소 건설 투자가 포함돼 있다. 3.3조 원이 배정된 ‘반도체 열·에너지 인프라 건설 사업’에는 용인 일반산업단지 LNG 열병합 발전소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KBF는 지난 9월 15일 광화문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성장펀드의 LNG 발전소 투자가 기후위기를 외면한 시대착오적 투자라고 비판한 데 이어, 온라인 페이지와 9·19 기후정의행진 현장 부스를 통해 투자 반대 시민 서명을 받았다.
9·19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국민의 노후자금과 세금이 모인 공적 펀드가 어디에 쓰이는지 처음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이며, 금융당국에 전하는 메시지를 직접 남겼다.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은 “국민성장펀드에 ESG 투자 원칙을 세워라”, “국민성장펀드는 재생에너지를 우선 투자하라”, “녹색투자를 확대할 정책을 마련하라”며 펀드 운용 방향의 전환을 요구했고, “현재의 이익만 보지 말고 미래세대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투자 원칙을 준수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KBF는 서한에서 앞서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5대 요구사항을 다시 촉구했다. △화석연료 투자를 배제하는 ESG 책임투자원칙 제정 △발전 설비 신설 전 재생에너지·ESS 등 대안을 먼저 검토하는 ‘대안 우선 검토 원칙’ 정립 △투자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 정합성 검증 △민간 기후투자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 수행 △미래대응기금 등 다른 정책기금에도 같은 기준 적용 등이다. KBF는 신규 LNG 발전소 투자가 좌초자산화에 따른 손실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투자 기회를 해친다고 지적해 왔다.
LNG 발전은 전과정평가(LCA) 기준, 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이 대기로 누출되면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0배 이상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실제 기후 영향이 석탄과 비슷하거나 더 높게 평가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 넷제로 로드맵’에서 신규 화석연료 발전 설비 투자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 뉴욕시 퇴직연금, 유럽투자은행(EIB) 등 해외 주요 공적 금융기관들은 이미 신규 LNG 및 가스 인프라에 대한 투자 제한 방침을 운영하고 있다.
KBF는 금융위원회와 관계부처에 서한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는 한편, 국민성장펀드의 메가프로젝트 투자 심사와 집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공적 자금이 재무적·환경적 위험이 큰 화석연료 자산에 투입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