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을넘어서(KBC), 서울시민 1000명 대상 ‘기후변화 및 에너지 인식 조사’ 발표
서울시민의 83%가 기후위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가정용 태양광 설치에 동참할 의향이 있으며, 그 가운데 절반은 보조금이 없더라도 설치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석탄을 넘어서(KBC, Korea Beyond Coal)는 여론조사회사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기후에너지와 전력 생산에 대한 여론과 인식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KBC는 온실가스 방출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 발전을 끝내는 데 공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이다.
조사 결과,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한 서울시민의 공감대는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 인지도 조사 결과 ‘모른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으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질문에 “심각하다”는 응답이 96.2%(매우 심각하다 58.6%, 다소 심각하다 37.6%)로 “심각하지 않다”(3.1%)를 압도했다. 기후위기로 인해 등장하는 문제로 가장 중요하게 꼽은 것은 “이상 기후 및 자연재해”로, 67.5%에 달했다. “작물 생산력 감소”(15.2%), “주거 환경 변화 문제”(10.7%) 등이 뒤를 이었다.
그림1. 기후위기가 수반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에 대한 인식(단위 %)
기후 악화 방지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에 대한 질문에 1순위로 꼽은 것은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재생에너지 개발, 화석연료로부터 전환을 비롯한 정부의 노력”(56.9%)이었다. “에너지 절약 생활화 등 개인 생활 실천”은 2위(27.6%),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 단속 및 규제”는 15.0%로 3위였다. 자신의 실천 의향에 대한 질문에는 “에너지 절약”(93.0%)이 1위로 나타났으며, “탄소중립 실천 기업 제품 구매 및 미실천 기업 불매”가 2위(71.8%)였고 그 뒤로 “아파트 태양광 설치”(60.3%), 국민 청원(57.7%), 시위 참여(28.4%) 순이었다.
온실가스 배출 주체의 경우 실제와 다른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이 가장 많이 꼽은 응답은 “제조업, 건설업 등의 산업 부문”(47.8%)이었는데, 실제 1위는 발전 부문(32.7%, 2021년 기준 환경부 발표)이다. 배출 주체의 응답 2위도 “수송 부문”(27.8%)이었고, “발전 부문”은 15.6%로 3위에 불과했다.
전력 생산에 대한 조사 결과, 현재 전력 생산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연료 1위가 ‘석탄’이란 점을 다수(43.5%)가 바르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수(35.3%)가 ‘원자력’으로 잘못 알고 있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전력자립율에 대한 인식도 현실과 간극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립율이 “20~30%이다”라고 답한 이가 가장 많았는데(29.2%), 서울시의 실제 자립율은 지난해 11%에 불과했다(한국전력 전력통계). 10~20%라고 답한 이는 27.1%, 10%이하라고 답한 이는 24.6%였다. 지역의 석탄발전소로 인한 서울시민의 피해 인식의 경우 “들어는 봤다”는 응답이 48.1%로 가장 높았고 “어느 정도 알고 있다”(29.2%)와 “자세히 알고 있다”(2.6%)는 합해서 32%가량이었다. 다섯 가운데 한 명(20.1%)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석탄 발전을 대체할 재생 에너지원 가운데 서울시민이 1순위로 꼽은 것은 태양광(45.2%)으로 나타났다. 2위는 수소(25.1%), 3위는 수력(11.5%) 등이었다. 서울시의 자체적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조달에 대한 여론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동의한다는 응답(“매우 동의” 28.7%, “동의하는 편” 63.3%)이 92%에 달했다.
그림2. 가정용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설치 의향 조사 결과
재생에너지 활용에 직접 동참하려는 의지도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용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설치 의향’에 대해 83.8%가 있다고 답했다. 설치 의향이 있다고 답한 838명을 대상으로 ‘만약 (보조금) 미지원 시에도 설치 의향이 있는지’ 추가로 물었는데 그럼에도 의향이 있다(“매우 있다” 4.9%, “있는 편이다” 42.6%)고 답한 이가 절반에 가까운 것(47.5%)으로 나타났다. 각 건물에 태양광 등 설치를 의무화 하는 방안에도 83.6%가 찬성 의견을 냈다.
이번 설문조사의 주무를 맡은 기후솔루션의 김규리 활동가는 “서울시민 다수가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직접 설치를 비롯해 직접 나서야 할 만큼 기후위기와 화석발전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이번 설문으로 확인됐다”며 “정부와 서울시는 시민의 이런 열망에 제도적 변화로 호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은 지난 9월 5일~13일 동안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한 온라인 패널 조사로 진행되었으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2.2%이다.